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저 역시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날 때마다 가슴은 설렜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시간은 언제나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예술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길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에 맞춰 공부를 하고 대학에 진학했으며, 졸업 후에는 대한민국 군인으로 14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군 생활은 저에게 책임감과 인내, 그리고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갈증이 있었습니다. 마치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오래 입고 있는 것처럼,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퇴근 후 조용한 방을 채우는 것은 적막뿐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시작한 것이 인형 만들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작은 취미였습니다. 하지만 작은 얼굴 하나를 빚고, 손끝으로 옷을 만들고, 한 올 한 올 머리카락을 심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저는 비로소 제 자신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형을 만드는 시간은저에게 쉼이었고, 위로였으며, 무엇보다도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2018년 전역을 앞두고 저는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평생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꿈.
'인형작가.'
그 이후 저는 조형을 배우고, 비스크를 배우고, 의상을 만들고, 3D 모델링과 프린팅을 익히며, 전통문화와 인형을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인형은 단순한 하나의 공예품이 아닙니다.
조형과 회화, 의상과 섬유, 금속과 목공,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이야기가 하나로 모여 탄생하는 가장 아름다운 창작의 집약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새로운 재료를 연구하며,더 깊은 전통을 공부합니다.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 국내외 전시와 국제 컨벤션에서 여러 차례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었습니다.
물론 상을 받는 일은 감사한 일이지만, 저에게 그것은 목표가 아니라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하라는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고, 전통을 공부하며,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마 그것이 제가 이 일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한 사람의 기억이 되고,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인형을 빚어갑니다.
그 작은 인형 안에, 한 사람의 시간과 이야기,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오래도록 살아 숨 쉬기를 바라면서.